과학이야기

지구부터 달까지 거리를 어떻게 측정했을까?

친절한 과학교사 2025. 9. 4. 13:25

 

안녕하세요:)

우리가 흔히 “지구와 달 사이는 약 38만 km”라고 배우는데요.
달에 직접 자를 대본 적도 없는데, 어떻게 이렇게 정확한 거리를 알 수 있었을까요?

오늘은 인류가 달까지의 거리를 알아내는 과정을 역사적으로, 또 과학적으로 풀어보겠습니다.

고대 그리스 시절: 단순한 그림자 관찰

기원전 3세기,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자 아리스타르코스는 달과 지구, 태양이 일직선이 되는 월식 현상에 주목했습니다.
월식 때 달은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는데, 그 그림자의 크기를 분석하면 지구와 달의 상대적인 거리와 크기를 유추할 수 있었죠.

물론 지금처럼 정밀한 측정은 아니었지만, 그는 달이 지구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수치화했습니다.

 

 

삼각법의 등장: 간단한 수학으로 거리 계산

16~17세기에는 망원경이 발명되면서 더 정밀한 관측이 가능해졌습니다.
천문학자들은 달이 하늘에서 보이는 위치가 관측 장소에 따라 살짝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했죠.

이 현상을 시차(parallax)라고 합니다.


예를 들어, 한 눈을 감고 손가락을 보면 위치가 달라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.

지구의 서로 멀리 떨어진 두 지역에서 동시에 달을 관측하고, 그 차이를 삼각형으로 계산하면 달까지의 거리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.
이 방식으로 구한 값은 지금의 실제 거리와 꽤 근접했습니다.

 

레이더와 전파: 빛의 속도를 이용한 측정

20세기에 들어서면서 기술은 한 단계 더 발전했습니다.
2차 세계대전 이후 전파와 레이더 기술이 발전하면서, 과학자들은 달에 전파를 쏘고 돌아오는 시간을 재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.

빛(전파 포함)의 속도는 초속 약 30만 km라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,


“왕복 시간 ÷ 2 × 빛의 속도 = 달까지의 거리”


라는 단순한 공식으로 거리를 구할 수 있었죠.

이 방법은 삼각법보다 훨씬 정확했고, 오차 범위도 크게 줄었습니다.

 

아폴로 탐사: 레이저 반사판 설치

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을 때,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은 달 표면에 거울(레이저 반사판)을 설치했습니다.

이후, 지구에서 강력한 레이저를 달로 쏘면, 반사판에 맞고 다시 지구로 돌아옵니다.


그 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해보니, 달까지의 거리를 ± 몇 cm 단위로 알아낼 수 있었어요.

오늘날에도 이 레이저 반사판은 여전히 사용되고 있으며,
덕분에 과학자들은 달이 매년 약 3.8cm씩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.

 

정리하자면

  1. 고대에는 월식을 관찰해 대략적인 거리를 추정
  2. 망원경 시대에는 삼각법과 시차 관측으로 계산
  3. 현대에는 레이더와 전파 반사로 정확한 값 도출
  4. 아폴로 이후에는 레이저 반사판 덕분에 cm 단위까지 측정

즉, 인류가 달까지의 거리를 알게 된 건 수천 년의 관찰, 수학적 지혜, 그리고 현대 기술이 합쳐진 결과입니다.

 

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약 38만 km라는 건,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
인류가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지식과 노력의 결정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?